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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 패권주의에 대한 성찰? 글쎄요 - 연석회의에서조차 다시 패권적 행위가 (권태훈)
전진  2011-05-20 13:01:26, H : 1,019, V : 143


권태훈 (진보정치포럼 집행위원장)

민감한 쟁점, 패권주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논의에서 패권주의 문제는 연석회의 3차 합의문에 미합의 쟁점으로 명시될 만큼 민감한 쟁점이다. 패권주의는 민주노동당 분당의 핵심적인 이유였으니 당연한 것이지만, 이런 역사성만으로 제한되지 않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3차 연석회 합의문은 패권주의와 함께 ‘핵 개발과 권력 승계 등 대북문제, 2012년 총선-대선 기본 방침’을 미합의 쟁점으로 명시했다. 이중 특히 ‘대북(종북) 문제’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사회당이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상호 설득을 통해 단일한 입장을 만드는 것은 긴 세월이 걸리는 일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에는 토론과 함께, 다른 입장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공존’을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해야 하는데 패권주의가 남아 있다면 이것이 불가능한 것이고, 따라서 ‘공존’도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종북 문제와 함께 패권 문제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의 핵심적 의제가 되는 것은 역사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당연한 귀결이다. 그래서 패권주의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진보신당은 물론 민주노동당 안에서도 패권주의 극복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문제는 패권주의의 극복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분당 전 민주노동당 시절, 패권주의는 제도 자체를 폭력적으로 파괴하기보다는 ‘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의 약점을 기반으로 발호했다. 따라서 제도 개선만으로는 이를 극복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고, 패권주의적 문화와 기풍 전반에 걸친 성찰과 혁신이 필요하다. 특히 제도는 어떻게 개선해도 허점이 있기 마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패권주의적 문화와 기풍, 자세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제도 개선의 효과마저 미비하리라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러한 패권주의 극복의 의지를 확인할 중요한 시험대가 이미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이미 대표자회의가 4차례, 집행책임자회의가 13차례, 정책책임자회의가 5차례 개최된 연석회의다.


진보신당 대표단회의의 특이한 결정

올해 3월 14일(월)에 열린 진보신당 대표단회의는 연석회의와 관련하여 예외적인 결정을 하나 한다. 연석회의 실무협의 결과를 보고 받고서 “오늘 1시부터 진행되는 연석회의 대표자 간담회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를 추후 실무협의에서 점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연석회의 대표자 간담회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는 연석회의 실무협의에서 3월 14일 대표자회의 개최에 대해 전혀 합의되지 않았는데 민주노동당 협상 대표가 일방적으로 3월 14일에 대표자회의를 개최한다는 문자를 보낸 것을 말한다. 실무협의가 4차례 밖에 진행되지 않는 초기 상황인데도 협상 상대방의 의사 확인도 없이 대표자회의 개최라는 중요 일정을 일방통행 식으로 통보한 것이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이 발끈했고, 위의 대표단회의 결정이 나오게 되었다. 당연한 대응이었다.

어쩌면 이 문제는 민주노동당 협상 대표의 단순한 개인적인 실수일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민주노동당이 진보대통합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왔고, 특히 당시 민주노동당 협상 대표가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강력한 통합론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통합을 강력히 원할수록 통합 상대에 대한 존중을 깊게 고려하는 것이 상식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표자회의 일정을 잡는 문제마저 합의도 없이 일방통행 식으로 처리한다면 격렬한 이견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사건은 진보신당이 이런 우려를 품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우려는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다.


3차 합의문, 그 복잡한 과정

원래 예정되었던 대표자의회의 날짜가 미뤄지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 5월 6일 연석회의 3차 합의문이 발표되었다. 우여곡절만큼 3차 합의문 발표 과정은 연석회의 운영의 문제점도 드러내 주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연석회의 3차 합의문에 대해 미합의 쟁점 사안을 명시할지 여부와 명시를 할 경우 어떻게 명시할 것인가와 관련하여 다수안-소수안, 1안-2안의 형태로 대표자회의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다수안(1안)은 3차 합의문에 미합의 쟁점 사항을 명기하지 않거나 명기하더라도 ‘대북문제, 2012년 총선-대선 기본방침, 당운영 방안’으로 포괄적으로 명기하자는 것으로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전농, 시민회의, 여성연대, 청년연대가 이를 지지했다.

소수안(2안)은 미합의 쟁점을 ‘3대세습 등 대북문제, 2012년 총선-대선 기본방침, 패권주의 등’으로 명기해야 한다는 것으로 진보신당과 사회당만이 이를 지지했다(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 12차 집행책임자회의 결과). 이 두 가지 안 중 어떤 것을 채택할 것인지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예정된 대표자회의가 연기되는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그것은 바로 이 과정에서 연석회의 운영에 관한 암묵적 합의였던 ‘전원합의제’의 원칙이 무력화되었다는 점이다.

‘전원합의제’는 민주노동당의 패권주의 극복 방안에도 ‘합의제 존중’이라고 언급될 정도로 수의 우위에 기반해 다수파가 일방적으로 의사를 관철시키는 것보다 소수파와의 합의를 중시하는, 패권주의를 예방하기 위한 핵심적 운영 원리이다. 특히나 통합 논의에서는 모두가 찬성해도 하나가 빠지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므로 다수결이 아니라 전원합의제에 의해 논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인데도 연석회의 집행책임자회의에서는 전원합의제를 무시하고 다수안과 소수안이라는 대단히 패권적인 방식으로 3차 합의를 강요하려고 한 것이다.


수적 균형이 붕괴된 연석회의 참가 단체 확대

이렇게 전원합의제를 무시하고 수적 우위에 기반해 합의를 강요하려 한 데에는 연석회의 참가단체 확대가 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출범 당시 연석회의는 8개의 단체로 구성되었다. 그 구성을 보면 크게 민주노동당 대 진보신당-사회당과 입장이 비슷한 단체들이 4:4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수에 입각한 압박보다는 입장 차이를 상호 존중한다는 암묵적 표현이었다.

그런데 연석회의 구성 이후 민주노동당 측에서는 지속적으로 연석회의 참가 단체 확대를 요구한다. 그 결과 한국청년연대와 전국여성연대라는 두 단체가 연석회의에 가입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3개의 빈민단체 모두를 가입시킴으로써 여전히 6:6의 균형을 이루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연석회의의 핵심 논의 기구인 집행책임자회의의 참석자를 보면 빈민단체는 거의 1개 단체 정도만 참여할 뿐이어서 실질적인 구도는 6:4가 되었다. 연석회의 참가 여부 결정에서 입장의 균형을 이룬다는 원칙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의 주장은 당연히 다수안이 되고 진보신당과 사회당의 주장은 소수안이 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중단체도 아니고 연대단체인 한국진보연대가 연석회의 참여를 요청하는 등 입장이 비슷한 단체를 참여시켜 이미 무너진 연석회의의 수적 균형을 더욱 한 쪽으로 기울게 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진보신당과 사회당이 현 상태를 유지하려고 힘겹게 노력하고 있지만 ‘광범위한 대중의 참여’를 명분으로 한 밀어붙이기 앞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패권주의 극복, 과연 믿어야 하나

이렇게 수적 우위를 동원해 연석회의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이를 기반으로 다수안과 소수안을 대표자회의에 상정하는 등 전원합의제를 무력화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볼 때 민주노동당 주류가 진정 과거의 패권주의를 깊게 성찰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다짐과는 전혀 다른 패권적 행위가 연석회의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주류가 패권주의에 대해 깊게 성찰하지 않는 이상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이뤄진다고 해도 2004-2008년처럼 당내에서 극단적 대립이 이어질 것이다. 그 결과 또다시 분당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는가?


Vino  (2013-04-01 16:47:37)

Stands back from the kyebaord in amazement!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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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qebpo  (2013-04-04 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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